"사고 나면 형사처벌?" 교사 52% "체험학습 폐지 원해"... 5월 안전법 개정 격돌
교육부, 현장체험학습 안전대책 간담회 개최... '교사 면책' 두고 교육 공동체 간 입장 차 팽팽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교사들은 법적 보호 장치 없이는 더 이상 학생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호소하는 반면, 학부모와 학생들은 배움의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사지에 몰린 교사들" vs "아이들의 경험이 우선"
지난 7일, 교육부는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안전하고 배움이 있는 현장체험학습 교육공동체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최근 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로 교사가 형사 책임을 지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현장학습이 급격히 위축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교사 52%가 체험학습 폐지를 고려하고 있다. 학교 안전사고는 3년 새 2배로 늘었지만, 법은 여전히 사후 처리에만 급급하다."
— 조재범 한국교총 교사권익위원장
조재범 한국교총 교사권익위원장은 충격적인 통계 수치를 제시하며 현장의 위기감을 전했다. 교원단체 측에 따르면 교사의 93.4%가 민원과 고소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체험학습 자체를 포기하고 싶어 하는 교사가 절반을 넘었다는 것이다.
최기영 인천논곡초 교사는 "교실 밖은 통제가 불가능한 영역인데, 예측할 수 없는 사고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현장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후 조치'에 그친 현행법, 면책 범위 확대가 관건
현재 학교안전법은 교사가 안전 지침을 준수했을 때만 책임을 면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지침은 사고 발생 후의 상황 전파나 응급처치 같은 '사후 대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예측 불가능한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교원들은 고의성이 없는 사고에 대해서는 폭넓은 면책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5월 법 개정안 마련... 교육부의 해법은?
반면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은 단호하다. 체험학습은 단순한 나들이가 아닌 사회성을 기르는 필수 교육 과정이라는 것이다. 경기고 최승권 학생은 투표를 통해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결정할 만큼 주도적인 참여를 원했고, 학부모 이은주 씨 역시 "책으로는 채울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며 체험학습의 지속을 강조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안전 인력 보강과 교사 면책을 위한 법률적 검토에 착수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법제처 및 법무부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5월 중 학교안전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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