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대신 행정·민원?" 서울 교사 97% "업무 구조 바꿔야" 절규
교권 보호 체감은 고작 25%... "학부모 민원·법적 책임에 교육 현장 마비 위기"

서울 교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교사들이 수업이라는 본연의 임무 대신 산더미 같은 행정 업무와 악성 민원에 내몰리며 교육 현장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는 경고가 터져 나왔다.
"수업할 시간도 없다"... 행정 업무에 짓눌린 교실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이 실시한 최근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무려 97%가 학교 업무 체계의 근본적인 재구조화를 요구했다. 교사들은 학교의 핵심 가치가 '공교육을 통한 의무교육 수행(53%)'에 있다고 믿지만, 현실은 행정 업무와 돌봄, 민원 대응에 에너지를 소진하며 수업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행정 업무 이관에 대해서는 93%라는 압도적인 찬성 의견이 모였다. 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교통합지원과'를 통해 업무를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이다. 이관이 시급한 분야로는 인력 채용(47%)이 가장 높았으며, 교복 관리(13%), 생존수영 지원(13%), 자치활동 지원(11%) 등이 뒤를 이었다.
돌봄은 지역사회로, 학교는 교육 본연의 역할로
돌봄 문제에 대해서도 현장의 요구는 단호했다. 교사 77%는 학교가 아닌 '우리동네키움센터'와 같은 지자체 기반의 공공돌봄 모델을 지지했다. 반면 학교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에는 20%만이 찬성해, 돌봄 기능이 학교로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 구조에 대한 거부감을 명확히 드러냈다.
인력 부족 문제 역시 임계점에 도달했다. 교사 77%가 수업 시수 증가를 체감하고 있으며, 대체 강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은 91%에 달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중등 교원 확충(84%)과 초등 체육 전담 교사 확보(78%)에 대한 요구도 높게 나타났다.
교권 보호는 '무늬만'... 99%가 민원과 법적 분쟁에 노출
가장 뼈아픈 지점은 교권 보호의 실효성이다. 최근의 교권 보호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 교사는 단 25%에 불과했다. 과반인 54%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교육 활동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는 학부모 민원(99%)과 교육 활동 중 발생하는 민·형사상 책임 부담(99%), 학교폭력 및 각종 분쟁 처리(98%)가 꼽혔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청 차원의 '원스톱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100% 일치했다. 한편,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9%가 폐지를 주장하며, 이를 교직수당으로 균등 지급하거나 담임·부장 수당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결과는 교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통과 정책적 요구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교육감 후보자들이 이를 정책에 반영해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즐겁게 배우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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