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과정이라더니... 고1 첫 학평, 영어 71%·수학 33% '교육과정 이탈'
수학 표준점수 수능 역대 최고치 상회, 영어는 미국 고3 수준 지문 등장... '공교육 자멸' 비판

고등학교 입학 후 치르는 첫 번째 시험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교육과정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학과 영어 영역 모두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다수 포함되어, 공교육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수학, 수능보다 높은 표준점수... '킬러문항'의 재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수학 영역 30개 문항 중 33.3%(9문항)가 교육과정의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성취기준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항이 4개나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거 정부가 퇴출을 선언했던 '킬러문항'의 전형적인 특징과 맞닿아 있다.
난이도 조절 실패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이번 학평 수학 영역의 최고 표준점수는 156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수능 수학 최고점인 149점보다 무려 7점이나 높은 수치다. 반면 평균 점수는 43.31점에 머물렀고, 표준편차가 20점을 넘어서며 상·하위권 간의 점수 격차가 극도로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영어, 중3 교과서와 '6개 학년' 격차... 1등급은 단 4.38%
영어 영역의 상황은 더욱 충격적이다. 지문 난이도를 나타내는 'ATOS(AR) 지수'를 분석한 결과, 독해 문항의 71.4%(20문항)가 중학교 3학년 교과서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3 교과서의 최고 난이도가 AR 7.17 수준인 데 반해, 이번 시험의 최고 난이도 지문은 AR 12.63으로 미국 고등학교 3학년 수준에 육박했다.
평균적으로도 중3 교과서와 학력평가 지문 사이에는 3개 학년의 난이도 차이가 존재했다. 이로 인해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1등급 비율은 평가원 권장 범위(6~10%)에 크게 못 미치는 4.38%에 그쳤다.
"중학교 과정을 범위로 명시한 첫 모의고사에서 고교 과정을 넘어서는 난이도가 출제되는 것은 공교육의 자멸 행위와 다름없다."
사걱세는 시도교육청에 교육과정 준수를 위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수능 킬러문항 방지법'의 조속한 통과와 함께, 시도교육청 주관 학력평가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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