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이 '아동학대' 신고로? 교사들 벼랑 끝 절규
무차별 민원과 법적 분쟁의 굴레... '교실의 봄은 오지 않았다'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면책권 요구가 교사들의 깊은 울분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학부모의 무차별적인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가 잇따르면서, 교권 보호를 향한 현장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교원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까지 요구하는 등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이초 이후 3년, 현장은 여전히 불안"
초등교사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학교 내 부당 민원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서이초 사건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정부가 내놓은 악성 민원 대책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노조 측은 이번에 수집된 사례를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인 민원 대응 시스템 구축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할 방침이다.
초교조 관계자는 "제도적 변화는 있었지만 실제 학교 현장이 개선됐는지는 의문"이라며 "체험학습 논란 역시 민원 문제와 직결된 만큼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투 하나가 아동학대?" 무분별한 신고의 공포
전교조 또한 악성 민원 해결과 아동학대 관련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다. 전교조는 교육감 의견서 도입 등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실의 안정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학부모가 불법 녹음을 통해 교사의 말투를 문제 삼아 아동학대로 신고하거나, 무혐의 처분 이후에도 항고를 이어가는 사례를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
"학부모의 정서적 아동학대 고소와 민사소송 등 무분별한 법적 대응으로부터 교육활동을 보호할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전교조는 아동복지법상의 개념을 교육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 체계에 맞는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정에 세우지 않는 대책이 실질적 대책"
교총 역시 오는 15일까지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와 기피 이유 등을 파악해 제도 개선의 근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교사들은 정당한 교육활동을 하더라도 언제든 형사·민사적 책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구조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총 본부장은 "경찰이 무혐의를 판단해도 검찰 송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구조 때문에 교사들은 수개월간 심리적 압박을 견뎌야 한다"며 "관리자들까지 아동학대 신고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교직 사회 전체가 극심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대응은 안이하다. 교사가 법정에 선 뒤에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법정에 서지 않게 하는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
한편, 교직 3단체는 오는 13일 국회에서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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