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3일 다니고 의대행?"... 이공계 '의대 우회' 통로 전격 봉쇄
조기졸업 제한부터 영재학교 신설까지, 이공계 입시 판도 재편

이공계 인재 육성의 핵심 통로가 근본적으로 재편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2026학년도부터 조기졸업 및 상급학교 조기입학을 통한 수시 지원을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과학고와 영재학교를 거쳐 의대로 향하던 '우회로' 차단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제도의 폐지가 아닌 '정밀한 재설계'를 목표로 한다. 김용현 KAIST 입학처장은 "조기진학 제도를 축소하는 것이지, 과학영재선발제도를 통한 진학은 여전히 적극 장려한다"고 강조하며, 성적 중심의 조기진학 대신 재능 중심의 선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의대 쏠림'의 사각지대... "KAIST 3일 다니고 의대로"
KAIST가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심각한 인재 이탈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학생이 과기원을 거쳐 의대로 진학할 경우, 기존의 제재가 무용지물이 되는 사각지대가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중 과기원을 거쳐 이탈한 학생의 42%가 의·약학 계열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AIST의 4년 평균 중도 이탈률은 54%에 달하며, 지난 4년간 총 143명이 과기원을 우회해 의대에 진학했다. 일각에서는 "KAIST에 단 3일 재학한 뒤 의대로 갔다"는 사례까지 거론될 정도로 이공계 인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기존의 조기졸업제도가 타 대학이나 의약학 계열 진학을 위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교육부도 가세, 과학고 조기졸업 '문턱' 높인다
대학의 움직임에 발맞춰 교육부도 강력한 대응책을 내놨다.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전국 20개 과학고의 조기졸업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기존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학업성취도 상위 15% 이내 및 지능검사(IQ) 145 이상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조기졸업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와 함께 이공계 인재 양성의 지형도를 바꾸려는 시도도 본격화된다. 광주 GIST 부설 AI영재학교와 충북 KAIST 부설 AI·바이오 영재학교 등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이공계 최상위권 입시의 중심축이 이동할 전망이다.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 현장의 처우'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책적 규제만으로 의대 쏠림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제도의 미비보다는 연구 현장의 열악한 처우가 인재들을 의대로 떠미는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향후 5년간 이공계 영재교육은 입시 제도 개편과 새로운 교육 기관 설립이 맞물리며 유례없는 격변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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