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대신 학원으로"… 아이들 '놀 권리' 실종된 대한민국
학원·과외 참여율 54% 달해… 돌봄 공백은 '디지털 과의존'으로

경기 지역의 한 대형 수학학원은 어린이날에도 "학습 흐름을 유지하고 향후 일정을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 모든 수업을 평소처럼 운영한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기념일에도 교육 현장은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놀 권리'가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희망은 '친구와 놀기' 현실은 '학원·과외'
아동권리보장원의 '2025 아동분야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이들의 속마음과 실제 일상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했다. 방과 후 활동으로 학원이나 과외를 원하는 비율은 25.2%에 불과했지만, 실제 참여율은 54.0%로 집계됐다. 두 수치 사이의 격차는 무려 28.8%포인트에 달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활동과 실제 생활의 불일치는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희망하는 응답은 42.9%였으나, 실제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비율은 18.6%에 그쳤다. 신체 활동을 원하는 비율(19.7%)에 비해 실제 운동을 하는 비율(7.5%)도 현저히 낮았다.
돌봄 공백의 그늘, '디지털 과의존'으로 번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실시한 '2026 어린이 생활과 생각 조사' 결과는 돌봄의 부재가 디지털 과의존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양상을 경고하고 있다. 조사 대상 초등학생의 49.2%가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기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특히 6학년의 16.5%는 하루 4시간을 초과해 사용하고 있었다.
"부모와 함께 있지 않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의 4시간 이상 스마트기기 사용 비율(16.5%)은 부모와 함께 있는 어린이(9.7%)보다 1.7배 높아, 돌봄 공백이 디지털 과의존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기기 사용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전체 어린이의 41.0%가 기기 사용을 멈추기 어렵다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이는 어린이 10명 중 4명 이상이 디지털 환경에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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