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도 신고 못 한다"… 제주 교사 절반이 겪는 '교권 붕괴'의 민낯
20분간 폭행당해도 침묵하는 교실,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가 두렵다"

제주 교육 현장의 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다. 학생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교사들의 참혹한 현실이 드러났다.
상담실에서 벌어진 20분간의 사투… "교사는 정신과 치료 중"
지난 4월, 제주의 한 초등학교 위클래스(Wee Class)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5학년 학생이 상담 과정 중 담당 교사를 상대로 20여 분간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당시 학생은 상담 도중 물건을 던지고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는 등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를 제지하던 교사를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다.
현장에는 교장과 교감을 포함한 관리자 5명이 도착한 뒤에야 상황이 종료될 수 있었다. 피해 교사는 전신 타박상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을 뿐 아니라, 사건 이후 불면과 우울증 증세를 보여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진정으로 반성할 수 있는 교육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교사의 사명감이 방치되지 않는 안전한 교육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 피해 교사
신고율 단 3.2%, "보복이 무서워 침묵을 선택했다"
제주교사노동조합이 도내 교원 1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는 더욱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4%가 최근 1년 사이 교육활동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교권보호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신고를 접수한 비율은 단 3.2%에 그쳤다. 나머지 96.8%는 별다른 조치 없이 사안을 감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교사들은 입을 다무는가?
교사들이 신고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복에 대한 공포'였다. 설문 결과 나타난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및 추가 민원 부담 (62.0%)
- 신고 절차 자체에 대한 심리적 부담 (55.0%)
- 실효성 없는 처분에 대한 불신 (52.6%)
또한, 응답자의 32.2%는 SNS나 학교 민원 창구, 심지어 교사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악성 민원에 직접 노출되어 있었다. 교사 개인이 모든 민원과 갈등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교사 한 명의 희생에 맡길 수 없다"… 시스템 구축 촉구
제주교사노조는 현재의 분리 지도 방식이 교사와 학생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 측은 ▲비상 호출 체계 구축 ▲다수 인력 즉시 투입 시스템 마련 ▲교권보호위원회의 실효성 강화 ▲교사 개인의 민원 부담 경감 등을 강력히 요구하며 제도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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